숨결 (1부)

야설

숨결 (1부)

avkim 0 1357 0

어느덧 시간은 벌써 세시를 향하고 있었다 재훈은 새로이 이사온 아파트안에 아직 어지럽게 널려있는 이사짐들을 보며 조금은 막막한듯 긴한숨을 내쉬며 먼지가 널려있는 거실 바닥에 앉은체로 담배 한개피를 피워 물었다. 담배를 피워물면서 재훈은 생각했다. 어쩌다가 자신이 이 낯선곳으로 내려와서 모든것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이 낯선곳에 이렇게 앉아있게 된것인지... 비록 회사에서 지부 설립과 동시에 적지않은 연봉과 승진된 직책을 제시한 탓이기도 했지만 어쩌면 그보다는 선영과의 갑작스런 이별이 던져주는 아픔으로 인해 재훈은 도망치듯 이곳으로 향했는지 모른다. 재훈은 더 이상의 생각이 귀찮은듯 담배를 베란다 밖으로 집어 던지며 자리에서 일어나 짐들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 빌리리..삘리리... " 얼추 짐 정리가 끝나갈쯤 재훈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려댔다 " 여보세요.. " " 어이..나다.. " 재훈의 불알 친구 성진이였다 " 어.. 그래... " " 짐은 다 정리했냐.. " " 음.. 대충 끝나간다.. " " 임마.. 벌써 여섯시가 다되가는데.. 아직도냐.. " "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 " 그나저나.. 너 언제부터 그곳 출근이냐.. " " 다음달 1일부터지만.. 그전에 아마 회의때문에 한 두어번 나가봐야 할꺼다.. " " 음.. 그럼 한 보름 남았네... " " 그래.. 왜 그러냐.. " " 그전에 서울 한번 안다녀갈꺼냐.. " " 싫다.. 그냥 여기서 짐정리하고 푹 쉴꺼다.. " " 자식이.. 알았다.. 그럼 조만간 한번 내려가마.. " " 귀찮다 오지마라.. " " 이 자식이.. 암튼 짐 정리나 어서해라... 나중에 전화 다시하마... " 재훈은 성진과의 전화를 끊은체 얼마남지 않은 짐들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부지런을 떨면서 짐정리를 해서인지 일곱시가 다되어갈쯤 어느덧 짐정리가 마무리 되어갔다. 한숨을 돌린탓인지 재훈은 시장기를 느꼈다. 아직 세간 도구를 장만하지 못한탓에 밥을 해먹을수는 없었기에 재훈은 오늘 저녁은 밖에서 해결하기로 마음을 먹고 아파트를 나섰다. 밖으로 나온 재훈은 먼저 아파트 상가를 둘러 보았다. 하지만 그곳에는 중국집과 피자집 그리고 치킨집이외에는 달리 식사를 해결할길이 없었다. 처음부터 조용한곳을 찾고 싶었기에 시내와 조금 떨어진곳의 조용한 아파트를 찾았던 것이였는데 재훈은 아파트 상가내의 식당이 달리 없다는것에 조금은 난감했다. 아무래도 혼자 살아야 한다면 식사를 해결하는 문제가 적지않은 과제인데 이처럼 아파트 상가내에 식당이 없다는것이 재훈에겐 적지않은 고민거리로 작용할듯 했다.

 

재훈은 할수없이 슈퍼에 들러 음료수 몇개만을 사들고 나오면서 관리실의 경비 아저씨에게 물어보는것이 좋을듯 하다는 생각으로 경비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 저기요.. 아저씨.. 말씀좀 묻겠읍니다.. " " 네.. 물어보슈... " 예순은 됨직해 보이는 아저씨는 웃는 얼굴과는 달리 조금은 퉁명스러운 말투로 대답했다. " 이 근처에 식사를 할만한곳 없을까요... " " 식당은 아파트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한 오분정도 걸어 나가면 제법 있어요.. " " 아.. 네.. 고맙습니다... " " 새로 이사오셨읍니까.. " " 네.. 오늘 이사왔읍니다.. " " 그러지말고 엘레베이터 옆에 게시판보면 식당 전화번호 많아요.. " " 아. 그렇습니까.. " " 거기다 전화를해서 시켜먹어요.. 그게 편할 겁니다.. " " 아.. 감사합니다.. 아저씨.. 수고 하십시요.. " 재훈은 경비 아저씨의 말을따라 게시판에 붙어있는 많은 전화번호중에 한곳을 골라저녁을 시켰다.

 

잠시후 도착한 저녁을 먹으면서 재훈은 내일은 아무리 바빠도 나가서 식기 도구들을사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늘 이렇게 식사 문제를 해결할수는 없을듯 보였다. 실즉 주문한 저녁 음식맛이 그저 그런 탓이기도 하지만... " 띵동..띵동.. " 재훈은 초인종 소리에 놀랐다. 이사온 집에 누가찾아 올리도 없고.... 아마 신문 구독을 간청하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중국집에서 이사온 집에 판촉물 같은것을 나눠주려는 사람이려니하며 재훈은 현관문을 열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현관문 앞에는 꽤나 젊은 여자가 서있었다. 그렇게 뛰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수수한 얼굴에 곱게 뻗은 생머리가 잘 어울려 보이는 여자였다. " 누구... " 재훈은 말을 잊지못하고 여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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