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일기 (1부 1장)

야설

백수일기 (1부 1장)

avkim 0 1512 0

준호는 파란 하늘을 본 적이 언제인가도 기억나지 않았다. 언제나 새벽하늘 을 보고 나갔다가 저녁 별을 보고 들어오는 준호에게 파란 하늘을 볼 수 있 는 기회는 없었다. 그리고 준호가 가끔 하늘을 볼때마다 하늘은 항상 회색 이었다. 준호는 취직 공부를 위해 2년 째 도서관에 다니고 있었다. 쉽게 말해 백수 였다. 학교다닐 적만 해도 우등생은 못되도 우등생 바로 밑은 된다고 생각 했던 준호에게 지금 느껴지는 사회의 열등생이 된 듯한 기분은 정말 참기 힘든 것이었다. 게다가 지금의 준호는 혼자 서울로 올라왔기 때문에 친구도 없이 오직 도서관과 집만을 시계추 처럼 왔다갔다 하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 휴게실에서 도시락을 묵묵히 씹고 있던 준호는 문득 며칠 전의 일이 생각 났다. *** 그가 여느 때와 같이 저녁 늦게 집에 돌아가려고 하는 때였다.

 

그날 따라 조금 늦게 나와서, 차를 놓칠 지도 몰라 그는 샛길로 해서 정류장으로 가고 있었다. 그런데 어두운 골목을 지나 슈퍼 앞을 지나는데 그는 이상한 광경 을 보게 되었다. 한 여자가 슈퍼 앞 평상에 앉아 있고 거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 불량하게 보이는 몇 명이 서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마 그 여자는 그 어두운 골목을 지나갈려다가 그들을 보고 아무래도 수상 쩍은 생각이 들어 그 곳에 앉아있는 듯 했다. 준호는 그 슈퍼로 향했다. 아 니 그녀에게로 향했다. 그리고는 큰 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선경아!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어? 기다리지 말고 그냥 들어가라고 했잖아 !!" 선경이는 준호가 있는 고모네 딸이다. 마땅한 여자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그녀의 이름을 댄 것이었다. 그녀는 그 소리를 듣고 잠시 놀란 듯 눈을 동 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준호는 곧 한 쪽 눈을 꿈벅하고 다시 그 불 량해 보이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녀는 바로 그에게 맞장구를 쳐왔다. "하도 안오길래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의 추측이 맞았고 그녀의 순발력도 대단한 듯 싶었다.

 

준호는 바로 그녀의 손을 잡고 반대쪽 골목으로 들어갔다. 바로 준호가 가 려던 방향으로 조금만 더 지나면 큰 도로가 나오는 것이었다. 그의 손에 잡 힌 그녀의 손에는 땀이 축축히 배여있었다. 무척 긴장하고 있었다. 가로등 이 깨져 어두운 골목을 지나면서 연신 뒤쪽으로 신경이 가는 것은 어쩔 수 가 없었다. 다행히 그 사람들은 쫓아오지 않았다. 5분 후 그들은 큰 길로 나와서 바로 택시를 잡았다. 그녀는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택시에 탔다. 그렇게 그녀를 보내고 나니 준호는 그녀의 이름도 물어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 준호는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점차 그녀에 대한 생각이 망상 쪽으로 빠지는 것을 느꼈다. 무얼하는 여자일까? 집은 그 근처일까? 왜 거기에 있었던걸까 ? 점심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멍하니 있던 준호는 문득 도서관에서, 그 이 년이라는 시간에서, 그리고 가족들의 기대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작정을 하고 밖으로 나서니, 하늘은 여전히 회색으로 흐려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준호는 자신이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는 곳에 앉아있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도서관에거 그리 멀리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원체 시계 추같은 생활만을 반복하다보니 이런 곳도 낯설은 것이었다. 그리고 적당히 수풀도 우거져 밖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 곳이라서 더욱 그런 느낌이 드는 줄도 몰랐다. 그렇게 멍하니 앉아있던 준호는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는 것 을 느끼며 스스르 잠이 들고 말았다. 도대체 얼마나 잤을까? 준호는 귓가를간지럽히는 묘한 소리에 설핏 잠이 깼 다. 헉헉... 으응... 응.... 으... 하아.... 철퍽 철퍽. 참 묘한 소리구나 생각을 하면서도 잠이 덜 깬 준호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얼른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다가 그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알게 되자 그 는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잠이 완전히 깬 것이다.

 

주위는 어느 새 땅거미 가 깔리고 있었고 바로 좀 떨어진 도로에서는 가로등이 하나 둘씩 켜지고 있었다. 준호는 이젠 멀쩡하게 깨어난 정신으로 소리의 근원지를 찾았다. 그 철퍽철 퍽 하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라면 그리 먼 곳이 아니었기에 소리내지 않도록 조심해서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그 장소를 찾을 수가 있 었다. 한 쌍의 남녀가 땅위에서 이층 집을 짓고 있는 그 장소를... 그 곳은 어두운 숲속에서도 가장 어두운 곳이었다. 그래서 준호는 그들을 확실히 알아보지는 못하고 그저 엉켜있는 모습과 철퍽거리는 소리, 그리고 하얀 알몸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그런 짓을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닌지 그들은 돗자리까지 깔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을 그들의 모습은 보지 못하고 신음소리만을 듣던 준호는 묘한 것을 하나 발견했다. 여태껏 그들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신경을 집중하고 있 어서 미처 알아보지 못했는데 거기서 우연히 시선을 돌리자 하얀 그림자 같 은 것이 보였다.

 

그곳은 그들이 이층집을 짓고 있은 곳에 비해 밝은 곳이었 다. 어두워서 자세히 보이지 않자 준호는 그 하얀 그림자가 있는 곳으로 천 천히 그리고 아주 조용히 이동을 했다. 눈에 띄지 않게 어두운 곳을 골라가 면서... 얼마 후 그는 하얀 그림자의 바로 뒤로 접근할 수가 있었다. 그 그 림자는 바로 흰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었다. 그녀는 지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면에 넋을 빼안긴 채 바로 뒤로 검은 그림자가 접근하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준호가 자세히 바라보니 그 여학생 은 한 손은 자기 입을 가리고 있고 다른 한 손은 교복 치마 속으로 들어가 있었다. 그리고 연신 엉덩이를 들썩이고 있는게 무척 흥분한 모습이었다. 준호는 그녀에게 더욱 접근을 했다. 아직도 그녀는 아무 것도 모른채 조용히 손을 움직이고만 있었다. 준호는 조용히 오른 손을 그녀의 엉덩이에 올렸다. 그러자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지 면서 그 부드러운 엉덩이가 움찔하는 것도 함께 느껴졌다.

 

그녀는 입에 손 을 댄 채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 커다랗게 뜨여진 눈동자는 놀라움을 나타 내고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소리를 지르지는 않았다. 아니, 너무 놀라 소 리치는 것조차 잊어버렸는지도 몰랐다. 준호는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엉덩이 위에 돌려진 손을 부드럽게 움직였다. 그녀는 거부하는 듯 엉덩이를 떨며 몸을 비키려 했다. 그러나 이미 고지를 점령한 손은 내려올 줄을 몰랐다. 그녀는 아마 앞에 있는 사람들 때문에 소 리를 지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치마 안에 있던 한 손은 그대로 둔 채 엉덩 이만을 움직여 피하는 것을 보면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기도 했다. 준호는 더욱 더 부드럽게 그 엉덩이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 부드러운 손 길에 그녀의 몸은 슬슬 풀려가는 것 같았다. 앞에서는 아직도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고 있었지만, 그녀도 그도 이젠 신경 을 쓸 수가 없었다. 준호는 왼손을 천천히 움직여 입을 막고 있던 그녀의 손을 떼었다. 그리고는 얼굴을 천천히 접근시켰다. 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자신의 앞으로 다가오는 얼굴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마침내 입술이 닿았다. 그녀의 엉덩이 만큼이나, 아니 훨씬 더 부드러운 입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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