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스케치 (6부)

야설

블루 스케치 (6부)

avkim 0 1251 0

"설마했는데 정말 교복입고 왔네.." 카페로 들어서는 태혁을 반기며 미수가 말했다. "가방은??..교복윗옷은??" "지하철 보관함에...오다가 면티 사입었어.." "하여간 엉뚱하긴.." "커피마실래??" "커피안마셔.." "왜??" "돈아까워서.." "깔깔깔.." 태혁은 말을 한 후 쥬스한잔을 시켰다. 미수는 그런 태혁을 뚫어질듯 바라봤다. "왜??" "그냥.." "싱겁긴.." "이렇게 보니까 좋다..그날이후 자꾸 니모습 떠올렸는데 확실히 그려지지 않더라." "그러면 일찍 헤어진다더라.." "정말?? 누가그래??" "지어낸거야.." "하하하..못말려.." "보고싶었어.." "응.." "핏..그럴땐 "나도"라고 말하는거야.." "나도.." "에그그..말한 내가 바보지.." 말은 그랬지만 미수의 얼굴을 대하는 순간 태혁은 그녀에게 빠져들고 있었다. "배안고파??" "별로" "그럼 우리 뭐하지??" "음..술은 마시지말자.." "엉뚱해..그래..나도 술마시긴 싫어.." "영화볼까??" "그럴까??" 태혁은 극장앞에서 영화표를 끊으면서도 내심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 그 시간을 보내는 방법으로 영화관을 찾아야하는 자신이 서글펐다..

 

흔히 뉴스에서 노인들의 문화공간이나 놀이공간이 너무나 희박하다는 이야기를 하곤했지만 그와 비슷하게 젊은이들이 찾을 공간도 빈약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유래없이 노래방.비디오방.게임방.방방방같이 그들만의 작은공간들이 탄생하고 유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영화 시작하나봐.." "들어가자.." "나 팝콘먹고싶어.." "사올께.." 태혁을 말을 하고 커다란 종이상자에 가득 들어있는 팝콘과 음료수를 들고 미수와 영화관에 들어섰다.. 영화관안은 적당히 사람이 들어차있었다. 영화재목이 "글루미선데이"..풀이하면 "우울한일요일"이란 영화였다. 따분할지도 모를것같다는 예상관 달리 태혁은 영화속으로 빠져들었다. 영화의 대략적인 이야기는 한 여자를 사랑하는 두남자가 서로 그녀의 반쪽이나마 사랑하고 싶어하는 ..그와중에 한남자는 그녀를 위한 노래를 작곡했고 그 노래가 수많은 젊은이들을 자살하게 만들었다는 실화였다..자신을 흠모했던 또 한 독일인에 의해 결국 두사람을 모두 잃어야 했던 한여자..그리고 그들의 분신인 한아이..

 

자기것을 나눠주기란 얼마나 힘든것인가.. 특히나 그것이 물질이 아닌 사랑이란 것일때 스스로 포기하기 보다 어려운것이 공유하는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그런 의미에서 그들의 사랑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그리고 그들을 위해 생을 연장하며 짜릿한 복수극을 펼치는 한여인에게도.. 순간, 태혁은 미수를 바라본다.. 미수도 영화를 보고난후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했다. 둘이 아니기에 그녀의 양쪽자리중 어느 한자리에만 서야하는 지금의 태혁은 비워진 한자리를 보며 슬며시 의미있는 웃음을 지었다. "생각보다 재미있었지??" "응.." "왜 그런 순간있잖아..꿈중에서도 돈을 줍는다던가..눈뜨면 보지못할 아름다움을 경험한다던가..현실관 다른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이루어진다던가.." "글쎄..난 개꿈만꿔서.." "하하하..내가 미쳐..." "암튼 그런데??" "응..그런 꿈을 꾸다가 누군가에 의해 깨어나 바라본 세상은 꼭 칼라텔레비젼을 보다가 흑백텔레비젼을 보는 그런 느낌이었거든.." "...." "영화나 책도 그런것같아..물론 아주 자주 접하진 않지만 볼때나 읽을때면 그 순간만은 내 자신이 그 이야기속 주인공이 된것같아..마치 그 좋은 꿈들처럼..또 다른 세상속으로 빠져드는것 같아..

 

그러다 벗어나면 갑자기 허무해져.." "지금 그래??" "응.." 태혁은 미수가 말하는 의미를 이해했다.. 그자신도 막연히 그러한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그런 느낌 들땐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아??" "어떻게 해야하는데??" "밥을 먹어야해.." "푸하하....정말 너란 애는..." 그들은 웃으면서도 그들의 허전함을 채워줄 무언가를 찾아 거리를 걸었다. 그들이 다시금 거리로 나왔을때 미수가 말했다. "오늘 나 너무 재미있었어.." "그래.." "바보..그럴땐 "나도"라고 하는거야..가르쳐준것도 금방 잊어먹니??" "나도... 즐거웠어.." 순간,미수의 눈에 잔물결이 일었다.. 미수는 슬며시 옆에서 걷는 태혁의 팔짱을 끼곤 말했다. "내가 영화를 볼때 앞으로 내 옆자리에 네가 있었으면해.." 태혁은 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본다.. "왜??" 태혁이 무언가를 찾아 두리번거리자 미수가 말했다. "어두운곳 없나하고.." "어두운곳??" "키스하고 싶어서.." "내가 정말 미쳐.."

0 Comments
월간 베스트
글이 없습니다.
주간 베스트
글이 없습니다.
성인갤러리야설
제목
Category
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