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차장 3-5

야설

박 차장 3-5

avkim 0 1199 0




박 차장 3-5
















금요일 오전에서야 클레오파트라에서 받은 주문서와 입금 확인이 모두 끝났다. 고 대리는 빠삐용과 **를 통해 메이커에 주문할 제품과 수량을 다시 한번 확인한 후, 주문서 및 입금 확인서를 회사 양식에 따라 작성하여 관리부서로 넘겼다.










장우는 나름대로 팀의 업무보고서를 작성하여 조인숙 사장의 방으로 들어갔다. 마침, 거기에는 정 이사도 있었다. 4억 가까이되는 영업3팀의 실적에 조인숙은 적쟎이 놀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수고했어요. 박 차장님. 영업 3팀에서 제일 먼저 영업 실적이 나오네요. 앞으로도 계속 수고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그럼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우가 사장실을 나가자 조인숙이 정 이사가 들으란 식으로 혼잣말을 했다.










“쓰레기들이라고 하더니…쓰레기랑 같이 잘못 버린 보석들이었나?”










“…”










“저…사장님”










“할말 있으세요? 정 이사님”










“그렇게 좋아할 일만도 아닌 것 같은데요.”










“내 회사의 매출이 오르는데 좋아하지 않을 일이라도 있나요?”










“그게…다른 회사의 조직 같은 경우는 사장님이나 저에게 완전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사람들도 다 저희 사람들이고요. 하지만, 영업 3팀은 다름니다. 영업 3팀은 회사의 지원이 배제된 상태에서 스스로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 입니다.”




“대리점 관계에 있는 메이커도 사장님이나 저나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선택된 회사고 계약서에 사장님의 사인만 들어갔을 뿐, 사장님과는 어떠한 관계도 없질 않습니까? 다시 말씀드리면 언제라도 독립적인 조직으로 회사를 나갈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 입니다.”




“게다가…아까 보고서 내용을 보니까…거의 대부분이 빠삐용이라는 다른 회사를 통해 거래가 이루어졌습니다. 영업3팀과 빠삐용 이라는 회사의 관계도 꺼림직하고…더 꺼림직한 것은 빠삐용과 영업3팀이 관계가 있더라도 우리로써는 어떤 빌미를 잡을꺼리가 하나도 없다는 것 입니다.”










“흐음….그런 건 생각을 못해 봤어요.”




“하지만, 메이커 관계라는 것이 반드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이루어지진 않죠. 영업3팀이 바드라보드라사와 대리점 계약을 맺은 건 최초 컨택으로부터 3주 정도의 시간 밖에는 걸리지 않았어요. 영업3팀이 이전부터 속옷 사업을 해 본 것도 아니고…어떤 개인적인 친분이 자리잡았다고 보기에는 앞뒤가 맞지 않아요. 아마도, **라는 백그라운드가 강하게 작용했을거에요. 그리고, 상황을 알았으니, 우리 쪽에서도 그 쪽과 라인을 만들어가면 되는거고.”




“그리고, 빠삐용과 영업3팀이 관계가 있다는 것은…빠삐용의 실질적인 소유자가 영업3팀 사람들이라는 말인가요? 그렇다면 이중취업자로 걸면 되겠군요. 간단한 것 같은데. 지금이야 회사 돈 안들이고 잘 키워나가고 있으니까 놔두고, 열매가 익을 때쯤 되면 잘라버리면…”










“메이커 관계는 그렇다고 하더라도…이중취업은 이미 불법이 아닙니다. 물론,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수는 있더라고…그리고, 사장님이 영업3팀과 동의한 사업 조건은 제2의 회사를 만들어서 사업을 할 수 밖에 없는 것 이었습니다.”










“정 이사! 지금 누구 편을 드는거에요? 이중취업으로 걸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쟎아요. 정 이사가 준 인사 카드에 따르면 영업3팀 구성원들 모두 약점이 있는 사람들이더군요. 그리고, 최근 인사과에서 올린 자료를 보면 박 차장과 정 대리는 최근 이혼한 걸로 되어 있고. 뭔가 꾸며보세요. 정 이사님 특기니까.”










“알겠습니다. 더 알아본 뒤에 회사에 손해가 가지 않는 방법으로 제가 일을 꾸며 보겠습니다.”










정 이사가 사장실을 나가자 조인숙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녀로써는 **언더웨어를 1년 내에 아버지가 제시한 정도로 키워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후계 구도에서 오빠를 밀어내고 **그룹 전체를 차지할 수 있다.










“굴러들어온 복덩어리를 뺏길 수는 없지…내 손에 들어온 건 어떤 것도 남에게 줄 수 없어.”
















“모두 정리하지! 빨랑 가서 삼겹살 먹자고.”










“정리 다 끝나고 차장님만 쳐다보고 있었어요. 배 고파요 빨랑 가요.”










“그러자고…그리고, 오늘 내 차 나왔다으…술 마셔야 하니까 모두 내 차로 가지.”










“우왕…차장님 실속파네. 집들이 차들이를 원샷에 끝내버리시네.”










“몰랐냐? 내가 짠돌이라는거?”










“코끼린 줄은 알았는데 코끼리 맛이 짠지는 몰랐어요.”










“정 대리, 코끼리는 이제 그만 써먹지…어쩐지 썰렁하네.”










“푸훗. 푸하하하하…”










“아니, 고 대리…갑자기 웃음을…”










“푸후…저도 이제 코끼리 알거든요. 저도 보여주세요. 코끼리 코 올려지는거.”










“고 대리님, 코끼리 코 올라가는거 보고 싶으세요? 그거 아주 쉬워요. 깔깔깔.”










“고 대리, 정 대리 고만하자. 나 나간다. 갈 사람 따라오고.”










“같이 가요~.”










장우를 제외한 영업3팀 사람들은 현관에서 장우가 차를 가지고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조금 있으니 빨간색 마티즈가 그들 앞에서 서더니 앞 창문이 내려졌다.










“야! 타!”










“오모모. 웬 마티즈…우리보고 여기 모두 꾸겨 타라구요?”










“그럼 정 대리는 정 대리차로 가. 정 대리 빠지면 딱 맞아.”










“우씨…차장님 정말 저 한테 이러시기에요? 저 울어요. 저 신발 벗어요.”










“…그럼 타…고 대리님이 앞에 타시고요. 거기 3명은 뒤에 꾸겨 앉아.”










“저…정 대리님. 저 육 대리님과는 살을 맞데고 싶지 않거든요. 정 대리님이 가운데 앉으시죠.”










“야! 안보영, 넌 위아래도 없냐? 육 대리 운전석 쪽 뒷 자리, 너 가운데, 그리고 나지.”










“안보영…너 나랑 팔이 맞닿고 싶지 않으면 내 위로 앉아라. 그럼 돼쟎아.”










“육 대리님, 제가 구렁이 깔고 앉을 일 있습니까? 게다가 구렁이 잠에서 깨어나면 어떡하라구요. 그냥 가운데 몸 꾸길게요.”










장우의 집 까지 가면서도 뒷 좌석의 3명은 연신 옥신각신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 장우는 우회전을 하면서 고 대리 쪽을 가끔 볼 수 있었다. 참 얌전하고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게다가 심성도 착하고 영민하기 까지한 고 대리가 박 상무에게 그런 모진꼴을 당해왔다니…장우는 항상 고 대리에게 연민의 정을 느꼈다. 그런 장우에게 고 대리의 다리가 보였다. 정 대리에게 지지 않는 날씬한 다리다. 같은 날씬한 다린데 왜 저 다리는 장우의 자지를 세우지 않는걸까? 장우는 다리도 다리 나름의 궁합이 있나보다 생각했다.










차는 한남대교를 건너 이태원으로 들어섰다. 양 옆으로 나이트클럽들이 영업을 준비하는 것이 보였다. 장우의 차가 들어선 골목은 노래방, 술집들이 골목 양편으로 늘어서 있었다. 장우의 차가 멈춰선 건물은 꽤나 오래되어 보이는 낡은 건물이었다. 장우는 차를 골목길에 대고는 일행에게 말했다.










“이 건물 옥상이야. 엘리베이터가 없으니까. 걸어올라가야해. 건물을 낡았지만 튼튼하게 지었으니까. 무너질까 염려는 하지말고….아…잠깐만…”










장우는 마침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지영이었다. 택시를 탄 지영도 마침 근처까지 온 모양이었다. 장우는 택시 기사를 바꿔달라고 해서는 기사에게 길을 알려줬다. 마침 골목 끝에서 이 쪽으로 오고 있는 까만색 모범택시가 보였다. 택시에서 내린 지영은 식당에서의 모습과는 달리 하얀색 티셔츠에 연한 하늘색의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마치 대학생을 보는 듯 했다.










“저…차장님.”










“으응? 정 대리.”










“저 웬만하시면 침도 그만 흘리시고 턱도 올려주실래요?”










“이…녀석이…”










“차장님, 안녕하세요. 여러분도 안녕하셨어요? 죄송하지만 기사한테 집들이 선물 좀 받아주세요. 좀 무거워서…”










“뭘 이런 것 까지…안보영씨 들고 와.”










“우씨…빨랑 장사해서 튼튼한 숫놈으로 신삥 받아야지. 힘쓰는 일만 있음…”










장우가 옥상으로 통하는 철문의 키를 돌리고는 문을 열었다. 모두들 바로 옥상으로 발을 내딛지 못하고 고개들을 빠끔히 문 밖으로 내밀었다.










“우와~~~~”










일행들의 앞에 보이는 장우의 집은 붉은 도기 블록이 철문부터 부드러운 곡선을 가지고 현관까지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블록 옆으로는 간격이 조금 넓은 나무 마루 조각들이 맞춰져 있고 사이 사이로 커다란 화분들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옥상 한쪽에는 커다란 나무 평상이 있고 평상을 둘렀나 나무 기둥과 기둥 위에 놓인 나무 격자판에는 이제 커나가기 시작한 등나무 줄기들이 화분 위로 자라고 있었다. 일행들의 왼편에서 오늘 하루 힘을 다 쏟은 태양이 물러가면 노란 노을을 뿌리고 있었다.










“옥탑이라고 해서 그냥 옥탑인 줄 알았는데…환상이네요. 차장님.”










“자 들어오세요. 그리고 여긴 맨 발로 다녀도 돼요.”










장우는 그들을 집 안으로 안내했다. 새로 칠한 페인트 냄새가 아직 가시지 않은 집안은 장우의 방, 부엌겸 거실, 그리고 욕탕으로 이뤄진 전형적인 옥탑 구조였지만, 아늑해 보였다. 










“요새는 옥탑방도 내부 수리를 하고 들어오나보죠?”










“지영씨…그건 아니고, 원래 제 취미가 목수일이거든요. 한달 동안 조금씩 조금씩 꾸며본 거에요. 또 어머니가 화초를 좋아하셔서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 거들어드리면서 식물 기르는거 배우고…걍 아는거 해 본거에요.”










“근데, 솜씨가 보통 솜씨가 아닌 것 같아요.”










“사실은…퇴직하면 목수일을 배우고 싶었어요. 그래서 내 집을 내 손으로 짓고 싶었어요. 뭐 아직은 유효한 꿈이에요. 조금 시기가 멀어진 것 같지만. 하하하.”










“참, 이거는 비데에요. 아직 장만 않으셨죠?”










“이거…좋은 선물이긴 한데, 조금 부담되는데요.”










“조금 있으면, 설치하는 사람도 올 거에요. 좋은 선물이라고 말씀해 주시니 고맙네요.”










“저, 차장님.”










“네 고 대리.”










“방 좀 잠시 사용할께요. 옷 좀 갈아입으려고요. 아무래도 부엌일을 제가 해야할 것 같아서…”










“고 대리님, 손님이신데. 하옇튼 편한 옷으로 갈아입으세요.”










“차장님, 저도요.”










“정 대리도 갈아입어.”










“근데, 전 갈아입을 옷을 안 가지고 왔어요.”










“그럼 어떡하라고요~. 알아서 하세요.”










“우씨…그럼, 저 걍 브라하고 팬티만 입어요.”










“(아~ 저런 성질머리하고는…) 알겠어…커도 상관없으면 내가 티랑 반바지 줄게.”










장우는 옷장을 뒤적이더니 제일 사이즈가 작을 것 같은 티와 반바지를 정 대리에게 건네주고 방을 나왔다.










“고 대리님. 남자들 방에선 쾌쾌한 냄새 난다고 하더니…차장님 방에선 안나네요.”










“그러게, 아마 환기를 자주 시키나보지 뭐.”










“아~ 차장님 옷 입으니까 기분 좋다.”










“근데, 정 대리. 내가 참견할 일은 아니지만…정 대리가 혹시 차장님을 좋아한다면…그거 안되는거 아니야? 정 대리는 남편이 있쟎아.”










“에? 아…그거…걍 아랫 것으로써 윗사람이 좋다는 거죠…뭐.”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고…한번 실패하셨는데…또 다른 아픔을 줘선 안돼지.”










“네…”










두 사람이 장우의 방을 나오니 부엌에서는 장우와 지영이 벌써 먹을거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마침, 비데 설치하는 사람도 와서는 설치를 거의 끝내가고 있었다.










장우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평상으로 옮겼다. 노랗던 노을이 서쪽에서 시뻘건 색깔로 변하고 있었다. 뒤 쪽으로 남산 타워의 불빛이 밝아지고 이테원의 밤이 시작되고 있었다.










지글지글 타오르는 삼겹살과 소주를 함께 하며 영업3팀의 최초의 고비가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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