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흔적을 찾아서 (1부)

야설

시간의 흔적을 찾아서 (1부)

avkim 0 1410 0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하나. 나는 몇년전 와이프와 함께 미국으로 공부를 하러 왔다. 보통 말하는 유학생이다. 유학오기전에는 직장을 다녔었는데 그 직장을 그만두고 공부를 더 하기 위해서 미국으로 온 것이었다. 와이프와 나는 대학시절에 만났다. 대학교 1학년때 내 눈에 정말로 이쁜 천사가 들어왔고 그 후로 온갖 공을 다 들인 후 우리는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주위에 남자가 많았던 그녀는 친구이상으로 나를 대해주지 않았었다. 그당시 그녀 이외에도 여자친구는 몇몇 있었는데, 애인의 관계까지 발전된 여자는 없었다. 대학 일이학년때는 그냥 남들과 비슷하게 생활했었다. 그때에는 87년도 항쟁을 끼고 있던 시기라 남들 따라서 데모도 해 보았고, 시간 날때는 친구들과 당구장에서 열심히 당구수 올리느라고 여념이 없었던 시기이기도 했었다.

 

성생활에 있어서는 그 또래의 젊은 혈기를 가진 사내들처럼 원기왕성한 욕구를 배출하지 못해서 쩔쩔매던 한마리의 가엾은 풋내기 늑대었다. 주로 손으로 해결을 많이 했고 친구들처럼 588이나 청량리에는 가지는 않았다. 왠지 꺼림칙하기도 했고, 그것은 그냥 별로 내세울것도 없는 나만의 불문률 비슷한 거였다. 군대가지 전까지 나는 정말로 여자경험이 없었다. 여자 손목 한번 만져보지 못한 그야말로 천연기념물이였다. 그때 당시 종종 내가 친구들한테 아직 손목도 만져보지 못했다고 하면 모두들 거짓말이라고 할만큼 내 친구들은 이미 키스나 애무등의 경험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나의 이야기에는 여러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그녀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컬러와 매력은 나로 하여금 세월이 지나 한 여자만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는 지금에도 기억나게 하는 요소가 되곤 한다. 나의 첫경험은 우연치않게 시작되었다.

 

군대가기전 한 3개월간을 하는 일 없이 지냈던 것 같다. 아르바이트(과외)도 그만 두었고, 입영날짜는 받아놓았고, 마음은 뒤숭숭하고 뭐하나 손에 잡히는 일도 없었다. 남들처럼 돈이 많거나 빽이 좋아 군대를 쉬운 곳으로 뺄수 있는 능력도 없고 그냥 주특기가 떨어지면 그것에 맞춰 자대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나로 하여금 겁도 나게 하였고 무기력하게도 만들었던 것 같다. 당시 나는 친누나 둘과 사촌누나 이렇게 넷이서 서울에서 자취를 했었다. 우리의 고향은 충청북도에 있는 자그마한 도시였기 때문에 학교 문제와 직장 문제로 서울에 있을 수 밖에 없었고, 그래도 따로 하숙하는 것보다 조그만한 독채로 전세로 얻어서 생활하는 것이 낫다는 부모님들의 판단하에 방 세개짜리 아파트를 얻어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나의 친누나들은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사촌누나는 나보다 한학년이 높은 대학생이였다.

 

친누나들은 모두들 그당시 애인들이 있었고 직장인이여서 그런지 집에 늦게 들어왔고, 대부분의 시간을 난 사촌누나와 같이 그 집에서 보냈던 것 같다. 그 누나를 지금부터 난 미금이라 부르기로 하겠다. 미금누나는 우선 어렸을 적의 김해수 분위기가 난다. 그리고 그때에는 머리도 김해수의 풋내기시절처럼 길게 길렀었기 때문에 종종 나는 누나가 더 예쁜가 김해수가 더 예쁜가 재곤 했었다. 친누나들한테는 느끼지 못한 여자로서의 감정을 가끔씩 난 미금누나로 부터 느끼곤 했었는데, 그것은 일단 누나가 예뻤다는 것과 나한테 친동생이상으로 잘 대해줬기 때문이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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