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의 사랑 - 11부 4장

야설

7년간의 사랑 - 11부 4장

avkim 0 1014 0

11부 4장










난 수경에 대한 기억을 지웠다. 수경에게 약속한 대로 한번 보았으니 된 것이다. 그녀를 위해서도 그리고 란이를 위해서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서 빨리 그녀를 잊어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아쉬움이 남지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그녀의 행복을 빌어주며 잊어주는 길을 선택했다.










얼마 후 란에게 만나자는 열락이 왔다. 아무런 기억이 없던 나는 너무나 당당하게 그녀를 만나기 위해 나갔다. 호프집에 들어가자 담배를 피우고 있는 그녀가 보였다. 충격 이였다. 가끔 그녀가 내게 담배를 끊으라고 하면 나는 장난삼아 “네가 담배 피우면 끊는다”라는 말을 했지만 진짜 그녀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은 충격 이였다.










“너 담배 피워.”




“앉아.”




평소에 내가 하던 말이 있다.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 또한 남에게 무슨 일을 강요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남들이 날 믿고 따른다.” 내가 자주하던 말도 있어 내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그녀에게 담배를 끊으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내가 자리에 앉자. 그녀는 나에게 담배를 내민다.




“너도 피워”










기분이 상했다. “자기야. 수혼씨”도 아니고 “너”다. 단단히 틀어 졌다고 만 생각했다. 도대체 무슨 일로 그녀가 이러는지 알지 못했다. 혹시 수경이와의 일을 들은 것일까? 하지만 이미 정리했는데.....










“생각 없어.”




“그래. 그럼 내가 또 피지 머. 콜럭~~콜럭”




그녀는 담배 한대를 더 피우더니 기침을 한다. 하긴 처음 피우는 담배니 기침이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말릴까 생각도 해 보았지만 그만두었다. 생각 없는 사람은 아니니 아니다 싶으면 그만 둘 것으로 생각했다.










“근데, 담배까지 피우고 무슨 일이야.”




“한 가지만 물어볼 께. 얼마 전 수경이와 만난일 모두 기억해”




“무슨 말이야.”




“은성이 말로는 네가 필름이 끊어졌다고 하던데 어디까지 기억해.”




란이를 만나기 하루 전 은성이를 만났었다. 은성이도 같은 질문을 해서, 그냥 술 먹고 집에 온 기억밖에 없다고 했었다. 아마 은성이와 통화를 한 모양이다.










“술 먹고 집에 온 기억밖에 없어.”




“정말이야. 한번도 네가 술 먹고 그런 적 없었는데 날 보고 믿으라고”




“믿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야. 정말 기억 못해. 은성이도 물어보던데 무슨 일이 있었어. 나도 궁금하다.”




“호호호. 정말이야. 정말 기억 못 해.”




“응. 무슨 일 있었던 건지 네가 설명해 줄래”




“설명해 달라면 설명해 주지. 잘 들어”




란은 그날 있었던 일이 차근차근 설명하기 시작했다. 난 란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그런 짓을 했다고 믿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설명은 마치면 수경이와는 완전히 절교했다고 했다. 나 때문에 소중한 친구를 읽어 버렸다고 했다. 




난 술만 벌컥벌컥 먹었다. 내 자신을 내가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진지하게 말하는 란이고 보면 장난하는 것 같지는 않고 사실일 것이다. 




억 누린 내 감정이 한순간에 폭발해서 대형 사고를 친 것이다. 그녀에게 할 말이 없었다. 그녀의 믿음을 내가 깨버린 것이다. 절대 한눈팔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그런 짓을 한 것을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난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내 마음속에서 이미 수경이란 존재를 지워버렸다. 










“미안해.”




“할 말이 그것뿐이야. 다른 할 말은 없어”




“너에게 할 말이 없다.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호호호. 나쁜 놈. 이제 어찌 할래. 나와 헤어진고 수경이에게 갈 꺼야. 넌 한번 결정하면 아무것도 안 보이는 녀석이지. 그러니까 수경한테 달려 갈 꺼 아니야.”




분명히 내가 잘못했는데 그녀의 말을 듣자 짜증이 났다. 나도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우릴 위해 수경을 잊으려 노력했고 어느 정도 잊고 있었다. 수경을 향하는 마음을 힘들게 접어가고 있는데 그녀는 내 마음을 조금도 헤아려 주지 않는다.










“미안하고 했어. 네 말 듣고 충분히 반성하고 있어. 네가 잘못했다고. 이제 그만하자.”




“그만 하자고, 그걸로 다니.......그 말 한마디면 그만 이냐고.......”




“도대체 멀 더 바라는데. 내기 무릎 꿇고 빌까? 그래야 만족하겠니.”




“빌어. 무릎 꿇고 빌어 보란 말이야.”




“오늘 심하다.”




“뭐가 심해. 나 말고 하늘나라로 올라간 우리 아기에게 빌란 말이야.”




“우리 아기(?), 무슨 소리야.”




“왜 몰랐어. 이틀 전에 나 낙태수술 했어. 그것도 모르고 있니. 그러면서 네가 애인이야.”




“낙.태.수.술. 갑자기 무슨 소리야.”




“호호호. 난 널 생각해서 말하지 않고 있었어. 커피숍이다 학교다 바쁘게 사는 것 같아서 아기 때문에 고민할 까봐 말도 못하고 은성이하고만 이야기하고 끙끙대고 있었어. 근데 넌 머야. 내가 그렇게 힘들어 할 때 너 다른 여자랑 깨가 솟아 지게 놀고 있었지. 난 그런 것도 모르고..........얼마나 힘들었는데. 내가 바보였어. 널 믿은 내가 바보야.”










그날 나는 많이 충격을 받았다. 담배피던 모습에 충격을 받고, 내가 저지른 추악한 짓에 대해서 충격을 받고,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란이의 낙태수술 소식 이였다. 그렇게 조심했는데, 비록 피임은 하지 않았다고 해도, 체외사정으로 그렇게 조심했는데 아이가 생기고 또 그 아이가 다시 하늘나라로 올라가 버린 것이다. 




난 분노했다. 내 스스로에게 분노하고, 그녀에게 분노했다. 손이 부르르 떨렸다. 나에게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그녀는 다시 스스로의 결정으로 아기를 지워버린 것이다. 




아마도 은성이와 요즘 들어서 그렇게 자주 만난 것도 그 문제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에게 말도 못하고 은성이와 상의 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녀가 너무나 가련해 보이고, 그녀에 대한 미안함이 몰려 왔지만 멋대로 해버린 그녀에게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지금 분노하고 화를 내야 무슨 필요가 있는가. 이미 엎드리려진 물을 어떻게 할 것인가. 










“잊어 버려. 다 잊어 버려.”




“잊어........쉽다..........정말 편하게 말하네. 넌 편해서 좋겠다.”




“지금 와서 어떻게 하라고........날 보고 어쩌란 말이야.”




“넌 잘못했다는 생각도 없니. 그렇게 양심도 없어.”




“미안하다고 했어. 잘못 했다고 했어. 나도 화나. 성질나. 미치겠어. 성질난다고. 하지만 어떻게.........이미 모든 지나간 일이야. 될 돌릴 수 없어..........그러니까 잊자고.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하자고.”




“호호호. 이야기한 내가 바보지. 내가 바보야. 넌 나쁜 놈이야.”




그녀는 너무 많은 술을 먹어 정신을 자리고 못하고 쓰려졌다. 자기 관리에 철저하던 그녀지만 그날만은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과음을 했다. 




난 그녀를 부축해서 택시를 타고 일산 그녀의 집으로 갔다. 호수공원에서 한동안 앉아 있으니 그녀는 조금 정신을 차렸다. 










“나 들어갈래.”




“들어가. 바라다 줄 께”




“됐어. 나 혼자 갈래. 너도 들어가”




그녀는 차갑게 말하고 혼자서 길을 걸었다. 난 걱정되어 그녀의 뒤를 조심스럽게 따라 갔다. 그녀가 눈치체지 못하게 말이다. 그녀는 술이 깨지 않아 갈지자로 걸으면서도 자신의 집으로 들어갔다. 










몇 칠 후 그녀에게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일부러 그녀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 그녀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나에 대한 믿음에 금이 간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해도 그녀의 귀에 들리지 않을 것이다. 다시 나에 대한 믿음이 생길 때 까지 자중하면서 있었다. 커피숍과 학교생활에 충실하고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수경에 대한 미련 같은 건 버린 지 오래다. 그녀의 열락을 받고 나가 보니 역시 그녀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내가 자리에 앉아도 그녀는 피우던 담배를 다 피우고 날 본다. 간단한 안주와 술을 주문하고 술이 들어오자 그녀는 한잔을 마시더니 조용히 날 본다.




“우리 헤어져.”










그녀의 한마디에 심경이 복잡해 졌다. 그녀를 처음 만날 때부터 난 그녀가 언젠가는 떠날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렇게 많이 그녀를 힘들게 했다. 하지만 이미 내 마음속에 그녀는 일생을 같이할 여인 이였다. 그런 그녀의 입에서 헤어지자는 말을 들으니 심경이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헤어지겠다고 하면 보내 줄 수 있다. 내 마음이 아프고 힘들어도 그녀가 원한다면 헤어질 용의가 있다. 날 떠나 행복해 질수 있다면 얼마든지 보내준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녀는 나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끼고 헤어짐을 결심한 것이라면 보낼 줄 수 없다. 나에게 만회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최소한 내가 본질적으로 그녀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그런 짓을 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떠나야 한다.










“왜. 이유가 머야.”




“나 애인 생겼어. 그 애인이 너하고 헤어지래.”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난 어떻게 해야 되는가. 보내 주어야 하나. 아니면 잡아야 하나.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애인이 누군지 궁금하지 않아.”




“누.....누군데.”




“장.은.성”




땡~~ 머리가 텅 빈 느낌이다. 장은성이라니.........내 가장 친한 친구 장은성이란 말인가. 그놈과 내 애인인 란이가 그런 사이란 말인가. 순간 웃음이 나왔다. 너무 놀라 웃음이 나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그녀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럴 수 있다. 나에 대한 복수심으로 충분히 이런 짓을 벌이고도 남을 아이다. 하지만 은성이는 아니다. 










“못 믿겠어.”




“그럼! 직접 물어봐. 지금이라도 은성이에게 전화해봐!”




“좋아! 확인해 볼 깨. 은성이를 직접 만나서 확인하고 이야기 하자.”




“얼마든지”




난 더 술 먹을 기분이 아니 엇다. 평**면 그녀의 집에 바라다 주겠지만 그럴 기분도 아니어서 먼저 일어나 버렸다. 










다음날 은성이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호프집에 은성이를 만났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자. 너 양란이랑 애인사이니.”




평소의 은성이와 분위기가 틀렸다. 평**면 웃으며 농담 따먹기나 할 은성이지만 표정이 굳어지며 심각했다.










“양란과 사귀는 거 맞아.”




“언제부터.......”




“너가 란이 힘들게 할 때부터, 시기를 말하라고 하면 6개월 정도 됐어.”




“6개월.......음........사랑하니.”




“사랑해”




“하~~, 란이에게 네가 전화해서 나오라고 해.”




“왜”




“너희들에게 할 말이 있어. 따로따로 하는 것보다 같이 있을 때 들어”




“좋아. 잠시만.”




은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란에게 전화를 했다. 란을 기다리며 술을 먹고 있는데, 란은 금방 왔다. 아무래도 목동에 들어와 있었던 모양이다.










“금방 왔내.”




“조금 전까지 은성이 만나고 있었어. 네가 은성이와 할말이 있다고 해서 잠시 다른 곳에 있었지.”




“그........그런가? 앉아.”




두 사람이 나란히 자리에 앉는다. 평**면 내 옆에 앉을 란은 은성이의 곁에 자리했다. 갑자기 서글픔이 몰려왔다. 한명은 애인이고 한명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다. 










“란이란 아이 나에게 처절하게 복수하고 있다.”










자신의 친구를 좋아했던 나에게, 나의 가장 친한 친구와 연인 사이가 되어 나타난 것이다. 다른 친구 놈도 아니고 내가 내 뼈를 발라주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친구 놈하고 말이다. 




그리고 가장 믿고, 가장 좋아하던 친구 놈이 내 가슴에 비수를 날린 것이다.










“축하해. 은성이 좋은 녀석이야. 그리고 란이도 좋은 여자지. 너희 둘 정말 잘 어울린다.”




“.........”




“.........”




“내가 깨끗하게 포기할 께. 란이 잘 해죠. 그리고........우리 이제 만나는 거 불편해 질 것 같다. 앞으로 은성이 만나지 않을 께. 아니 지성이, 재운이도 만나지 않을 께. 아니다. 아니다. 한 동네에서 살면 혹시라도 만나게 될지 모르지. 내가 떠난다. 요즘 학교에서 취업공고 하더라. 외국에서 생활하며 일할 프로그래머 체용공고 하더라구. 오지라서 한번 가면 한 3년은 한국 들어올 수 없다고 하더라구. 내가 그곳으로 갈께. 그러니까 너희들 행복하게 살아. 알았지.”




“오지........어디”




“응! 말레이시아 어디라고 하던데.........하여튼 비행기 타고 말레이시아 가서, 다시 비행기 타고, 버스 타고, 배타고 하여튼 가는 데만 5일 걸린데. 그래서 한번 들어가면 쉽게 나오지 못한다고 하더라.”




“정말 갈 꺼 야.”




“머! 당장 간다는 건 아니고 일단 원서나 접수해야겠지. 하여튼 앞으로 너희들 눈에 뜨지 않도록 조심할 께. 그러니까 행복하게 살아 알았지.”




장황하게 말을 해서 그런지 아니면 슬픔에 목이 메어 그런지 목이 칼칼했다. 앞에 있는 맥주를 한잔 하고 조용히 일어났다.










“할말 대했어. 나! 간다. 그리고 이곳 계산은 내가 할께. 그럼 즐겁게 놀다가........꼭 행복해야 된다. 간다.”




두 사람을 뒤로 하고 난 호프집을 나와 버렸다. 










진정으로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었다. 은성이 놈이라면 란이를 행복하게 해줄 놈이다. 마음 넉넉하게 상대방의 허물쯤은 가볍게 포용할 수 있는 녀석이다. 지랄 같은 란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놈이다. 




그리고 란이라면 은성이를 이해하고 사랑해줄 것이다. 좀 특이한 구석이 있지만 심성이 바로고 착한 은성이를 이해하고 사랑해 줄 것이다. 그럼 된 것이다. 내게 가장 소중한 두 사람이 사랑하겠다면 내가 장애물이 되어 앞을 막고 싶지 않았다. 진정으로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며 동네를 떠날 준비를 했다. 지금 당장은 학교나 커피숍 때문에 떠나지 못하니 일단은 이 동네에 다시는 나오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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