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사과 (3부)

야설

훔친 사과 (3부)

avkim 0 1313 0

난 걷는 것을 싫어하지만 가끔 주변의 사물을 관찰하는 재미로 걷곤 한다. 얼마 전에 로또가 될 것을 상상하며 국민은행에 통장을 개설하려 차를 주차시키고 걷고있었다. 꽤 멀리에 무료 주차장에 차를 대어서 은행과는 거리가 조금 있었다. 사거리를 지나 육교를 올라가려는데 한사람이 눈에 띄었다. 아담한 키에 아이보리 재킷을 입고 회색 체크무늬 바지를 입은 사람. 예쁜 여자였다. 물론 아줌마였다. 굵은 롤링 파마에 예쁜 손가방을 갖은 40대 후반의 아줌마다. 키가 한 160쯤 돼나? 하지만 탱글탱글 올라붙은 힙은 여느 아가씨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였다. 조금 타이트한 옷차림 탓인지는 몰라도, 가슴 도 탄력적으로 자리잡고 있고, 얼굴은 신애 축소판처럼 생겼고.......... 딱 내가 그리던 이상형이다. 전 앞서 가려다 속도를 늦춰서 나란히 걸었다.

 

전 빤히 아줌마의 가슴을 쳐다보며 걸었다. 무척이나 예쁘다는 표정을 한참 지으면서.... 그녀는 신경이 쓰이는 눈치였으나 보일 듯 말 듯 한 미소를 보이더니 앞서가기 시작했다. 전 애초에 목적이었던 통장이고 뭐고 다 잊고 "뭐, 사실 당첨확률도 희박한데..... 당첨이나 돼면 만들지 뭐..." 하면서 아줌마를 뒤 쫓기 시작했다. 이미 나는 그녀의 나신으로 온 머릿속이 꽉 차버렸다. 품에 안으면 딱 안기는 아담한 키, 귀엽게까지 보이는 얼굴, 타이트한 바지로 윤곽이 드러나는 힙과 보지둔덕. 상상은 더욱더 커져 머릿속으로는 이미 그녀는 발가벗겨 애무를 하고 있었다. 서서히 저의 아래에도 피가 몰려 자지는 꼴려가고 있었다. 순간 난 강간이라는 극단적인 방법만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여자들이 뻑 가게 생긴 것도 아니고, 돈이 많아 "저랑 한번 하시면 일억드리죠"라는 은밀한 유혹이라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있는 것은 신체 건강한 것 밖에 없는데......

 

강간밖에 없다고 결론지은 나는 서서히 뒤따르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외출을 끝내고 장보러 시장에 가는 듯 해 보였다. 집도 근처로 보여서 한 낮의 시간으로서는 집에 사람도 없을 것 같구. 암튼 복잡한 마음이었다. 헤드폰으로는 린킨파크가 끊임없이 소리를 질러대고 있었고 심장은 덩달아 빨라지다 못해서 터질 것 같았다. 뒤따르면서도 끊임없이 갈등했다. 강간이라고 하면 여자를 죽이는 범죄라는 사회의 보편적인 윤리관을 20여 년 교육받고 자란 나로서는 무척 꺼려지는 일이었지만 인간은 본래 악하다고 했던 옛 성현의 말씀을 긍정하듯이 난 나에게 생길 일이 먼저 걱정이 되었습니다. 주위의 사람과 완전히 단절될테고 평생 손가락질 받으며 살아가게 될테고..... 물론 감옥도 가게 될꺼구..... 그래도 빨리 저 아줌마의 보지를 빨고 싶은 생각에 불안한 점은 모두 사라졌다. 한 백미터 쯤 뒤따랐을 때 아줌마는 뒤를 살짝 돌았다. 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뒤따랐다.

 

아줌마는 의류 할인점에서 이것저것 둘러보더니 속옷을 샀다.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더니 자신에게 맞음직한 브래지어와 팬티를 여러 개를 샀다. 꽤 신경 써서 고른 탓인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시디가 한바퀴나 도는 시간이 흘렀다. 난 할인점 밖에서 음악을 들으며 유리창 속의 아줌마를 유심히 관찰하였다. 자세히 보니 역시 아름다웠다. 옅은 화장까지 제 마음을 들뜨게 하였다. 아무튼 탁월한 선택이었다. 입은 타 들어가고, 간절하게 스크류드라이버 한잔이 생각났다. 아무튼강간에 대한 두려운 생각은 뒷전으로 밀리고 다시 아줌마의 매력적인 힙을 보면서 뒤따르기 시작했다. 이 아줌마 볼일이 많군. 근처 은행으로 들어가더니 나올 생각을 안한다. 난 인내에 점점 한계를 느꼈다. 그래도 전 갈 데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맘을 다잡았다. 이윽고 볼일을 마친 아줌마는 은행 문을 나서다가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워낙에 눈치채게 따라다니는 내가 신경을 꽤 건 들였나 보다. 그래도 태연하게 나를 지나치며 걸어갔다. 난 마주친 눈을 피해 아줌마의 보지둔덕을 응시했다.

 

아줌마는 얼굴이 빨개지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난 계속 아줌마의 알몸을 상상하며 다시 뒤따라갔다. 아니!!! 이 아줌마가 또 은행에............. ? 짜증이 났지만 참았다. 한편 이곳의 은행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표시 안 날 것 같아서 따라 들어갔다. 근데 마침 국민은행이었다. 이럴수가 ..... 내 맘을 아셨나. 난 아줌마를 한번보고 빠르게 통장을 개설했다. 아줌마도 통장을 만드는 것처럼 보이는데 조금 느리더군. 나이 탓 일거다. 난 통장을 챙기고 쇼파에 앉아 느긋하게 아줌마를 감상하며 있는데 고등학교 여자아이들이 들어와서 떠드는 통에 산통이 깨져서 나와 담배 한 대 피워 볼 요량으로 은행을 나왔다.. 난 담배연기를 뿜으며 생각을 정리하였다. 강간한다면 나는 어떻게 되지? 스스로에게 되물으며 저 아줌마가 나의 일생을 바꿀만한 가치가 있을까? 또 저 아줌마는? 또 그 가족이 받게될 상처는... 이런 온갖 생각이 저의 성욕을 억제했다. 역시 교육의 힘은 컸다.

 

끊임없이 주입된 가치관과 윤리가 본능을 억제하다니...... 그렇지만 포기하면 다시는 저런 사람과 섹스할 수 없을 것만 같아서 아니 두려워서 갈등에 갈등을 하던 나는, 결심했다. "에이 이왕에 뽑은 칼 말이라도 한번 걸어나 보자" 마음을 굳힌 나는 조금은 홀가분한 심정으로 담배를 꺼내 한 대 더 피우며 어떻게 할지를 생각하는데, 아줌마가 은행을 나오고 있었다. 다시 한번 나를 보더니 걷기 시작했다. 나는 이 방향으로 조금만 더 가면 사람이 드물게 다니는 골목이어서 거기에 접어들면 말을 붙이려고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걸었다. 이어 우리 두 사람은 골목으로 들어섰다. 난 다시 한번 크게 심호흡을 했다. 저∼ (아줌마는 멈추지를 않았고, 전 다시 한번 용기를 냈다) 저∼ 아줌마!!! (아줌마는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섰다) 저....저요....?

 

무슨 일이죠....? (난 얼굴이 빨개 질대로 빨개지고 심장은 터져라 뛰고 있었다) 아줌마 드릴 말씀이 있어요! 네.....? (난 그냥 눈을 감으며 소리지르듯이 말했다) 저를 이상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아주머니한테 반했습니다. 아줌마와 자고싶습니다. (엥∼∼ 뭐야 말도 안 되는 소리....... 영화에 나오는 여자를 꼬시는 온갖 미사여구를 떠올렸지만 정작 나온 말은 자고싶다니...... 이런 이런 이런.........) 머리가 멍해지며 세상에서 가장 깊은 늪 속에서 빠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나를 구출해주는 웃음소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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