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3부)

야설

흔적 (3부)

avkim 0 1390 0

집으로 돌아온 재민의 마음은 어둡기만 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영은이 재민에게 호감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재민도 느 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재민은 미안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비록 시기는 비슷했지만 재민의 마음속엔 벌써 한 여인이 가득차 버린 것이다..도저히 영은이 들어올 틈이 없을만큼... 연주에 대한 지독한 갈증과도 같은 그리움은 밤늦은 시간까지 재민을 괴롭혔고 그럴수 록 재민은 미로와 같은 상념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띵동~~~~~" "연재니??" "응.." "늦었네..재민이랑 같이 있었니??" "응"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이상했다..연재의 표정과 말투가 평상시의 동생의 태도가 아니었다...무언가 일이 있 었음을 짐작한 연주는 방으로 들어가는 연재를 따라 같이 들어갔다... "왜 그래...표정이 많이 어두워보여..." "아냐..조금 피곤해서 그래.." "그래 그럼 푹 자...자고나면 괜찮아 질거야.." "응..누나도 잘자.." 연재가 무슨일인지 말하기를 싫어함을 느낀 연주는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나왔다.. 하지 만 불안했다..

 

평소 연재는 성격이 아주 밝아서 집에선 거의 저런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연재에게 무언가 일이 생긴것 같은데 알 수가 없었다... "휴~~~~~" "연재도 이젠 나에게 말못한 고민을 가질 나이가 된건가...!" 연재는 집에 들어와서도 온통 지영의 생각 뿐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그녀가 말못할 일이라면 내가 직접 알아내리라" 긴 생각끝에 연재는 문제를 간단히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는 그녀의 상황을 알아내고 그것을 이해하는 길만이 그녀에게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이라고 스스로 결론내린것이다...그렇게 생각하자 그토록 뿌옇던 머리가 맑아옴을 느낄 수있었다... "그래 그렇게 하는거야....." 비로서 연재는 안도하며 눈고 잠을 청했다.... 연주는 이른 아침 출근준비로 분주하다..연주는 꽤 이른 시각부터 출근준비를 한다.. 실제로 그녀가 회사에 출근했을때는 남들이 출근하기전인 이른시각이었고 이러한 부지 런함이 회사에서 여자인 자신을 대리로 인정해준데에 큰 작용을 했음을 알고있었다. 어제 저녁 여느날관 다른 연재의 행동이 맘에 걸렸던 연주는 출근전 연재의 방을 열어 본다.. 다행이도 연재는 평온한 표정으로 단잠에 빠져있다..

 

"어젠 정말 피곤해서 그런 모양이구나" 연주는 연재의 편히 자는 모습을 보고서야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침 이른 시각의 지하철은 언제나 새벽일 하는 사람들의 몫이었다..대부분이 아버지 뻘의 아저씨들이나 아줌마들이 전부였고 연주와 같은 젊은 사람들은 거의 드믈었다.. 회사에 도착하자 역시 평소처럼 자신이 제일먼저 출근했음을 느끼며 자판기에서 커피 를 뽑아 한잔마시며 그날의 일을 계획한다. 커피를 마시고 여러가지 파일을 정리하다보니 어느덧 한사람 한사람 출근을 한다... "어머..임대리님 오늘도 일찍 출근하셨네요.." "굿모닝~" "오늘만은 내가 제일먼저 나왔는 줄 알았는데..도대체 몇시에 나오세요??" "나도 이제 막왔어..." "에이~핏...맨날 이제 막왔데...." "후훗~~ 정 궁금하면 여기에서 하루동안 퇴근하지 말고 지켜서면 알수있잖아.." "어머!..그러다간 저 집에서 쫓겨나요~~~~~" "호호호....호호호..." 부서에서 나이가 가장 어려 아직도 귀엽기만한 미정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일과는 오늘도 어제와 같았다... 회사 생활을 하다보면 제일 걱정거리가 "점심메뉴 결정"이었다.. 하지만 연주의 직장은 사원식당이 있는관계로 그러한 걱정은 덜 수 있었다...

 

미정과 점심을 먹기위해 내려간 사원식당은 가본적은 없지만 군대처럼 배식을 받아서 먹어야 했다. 줄을 서서 배식을 받은 후 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하는데 앞자석에 누군가가 앉았다 ... 무심결에 앞자리를 보니 안대리가 앉아있었다... 안영모..그는 이년전부터 끊임없이 연주에게 프로포즈를 해오는 남자였다..회사에선 밝은 성격으로 뭇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처세술도 좋아서 직장상사들도 그를 좋게 보고 있었다.. 항간에는 곧 있을 승진에도 그가 과장 승진 0순위임을 모두가 묵인하에 인정하고 있을 정도였다... "허락없이 앉았는데 괜찮죠??" 안대리는 스스럼없이 웃으며 말을 건넸다.. "어머 안대리님...그럼요..당연히 괜찮죠..." 옆의 미정이 무척이나 반가운듯 호감있는 말투로 말을했다.. "여~~~미정씨는 볼 수록 이뻐지는것 같은데요??" "어머 ~~~~실례에요~~~~숙녀에게 거짓말은...." "하하, 아님니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호호호...고맙습니다.." 연주는 그들 사이에 오가는 말을 들으며 밥을 먹자니 왠지 거북스러웠다..다른건 몰라 도 똑 뿌러지는 성격을 가진 연주였기에 자신에게 어떤감정을 가지고 다가서는 그를 보며 맘 편히 식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런 생각으로 식사를 하는 도중 갑자기 안대리가 쪽지를 연주에게 건네주었다..연주 는 너무도 놀라 옆의 미정을 쳐다보았다. 다행히도 미정은 다른쪽을 쳐다보느라 그 장면을 보지못한것 같았다... 연주는 죄라도 지은듯 얼른 그것을 조끼 주머니에 넣었다...그리곤 안대리를 쳐다보았 다...약간은 당황한 얼굴로... 그러나 안대리는 넉살좋게 웃으며 연주의 당황한 얼굴이 재미난듯 쳐다보다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오늘 저녁 7시 지난번 그곳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안-" "휴~~~~~~~~~~~" 쪽지에 적힌 글을 읽으며 연주는 한숨이 터져나왔다... 퇴근무렵 연주는 고민을 했다..이와같은 행동으로 몇번 그를 만나 보았었다..그는 참 괜찮은 남자였다..하지만 연주는 선뜻 그의 마음을 받아주기가 힘들었다..무엇보다도 아직 자신이 가야할길로 확실히 들어서지 못한..그래서 연주의 도움이 더 필요한 연재 때문이었다.. 고민끝에 연주는 그를 만나기로 결심했다..오늘만큼은 확실히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브라함" 그를 통해 알게된 회사에선 조금 떨어진 이곳은 언제나 들어서면 낮익은 올드팝이 우 선 귓속에 전해져왔다... 오늘은 연주도 좋아하는 "더 로즈"란곡이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아!...연주씨 여깁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연주를 보고 영모가 손을 흔든다... 연주는 조용히 영모에게 다가가 맞은편 자리에 앉는다..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을 하면서도 특유의 그의 웃음은 지워지질 않는다.. "저..안대리님 오늘 제가 나온건 제 뜻을 안대리님한테 확실하게 전하기 위해서예요 .." "네..그 이야기가 설령 좋은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일단은 우리 저녁부터 시키죠...전 몹시 배가 고프거든요..." "전..저녁은...." 연주가 채 말을 하기도전 그의 손짓에 웨이터가 달려왔다.. "여긴 언제나 와봐도 아브라함 정식이 전 맛있더라고요..연주씨도 괜찮다면 그걸로 하 시는게..." "네...." "여기 정식 둘하고..와인 좀 가져다 줘요..." "네.." 웨이터는 친절히 고개를 숙이고 메뉴판을 들고 사라졌다... 밥을 먹는 동안 연주는 그의 일상된 이야기와 친구들의 이야기까지 듣고나서 비로서 오늘 자신이 하려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저..안대리님 ..안대리님은 좋으신 분이에요..." 연주는 마음을 가다듬고 입을 떼기 시작했고 영모는 그런 연주의 눈을 마주보며 이야 기를 듣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 아직 누군가의 아내가 되는게 자신없어요..그리고 전 아직 제 도움이 필요 한 동생이 있어요...그리고 지금은 그냥 이대로 일과 동생만 생각하며 지내고 싶어요 ..안대리님이 절 생각해주시는 마음 감사하지만 이쯤에서 그만 거두어주세요.." "단지 일과 동생 때문에 절 거부하시는 겁니까??..그렇담 저란 인간이 싫어서는 아니 군요..." "그건..."

 

"좋습니다..그럼 기다리죠...연주씨 마음이 변하길 기다리겠습니다..설마 그것도 싫으 신건 아니시죠??" "안대리님....제발 그러지 마시고 다른 여자분 만나세요..안대리님은 충분히 저보다 더욱 더 좋은여자 만나실 수 있을거에요" "제가 곁에 있음이 불편해서 그러신가요??" "네...솔직히 그래요" 연주는 내심 단호하게 말했다.. "그럼 절대로 하루에 한번이상 연주씨의 눈에 띄지 않토록 조심하겠습니다..그러나 한 번은 연주씨 얼굴 봐야겠어요..잘 지내고 있는지도 궁금해서..." "안대리님...." "그럼 된겁니다...이제 그이야긴 그만 하는겁니다.." 연주는 오늘도 여느날처럼 같은 결과가 초래된것을 느끼며 맥이 풀렸다..항상 이랬다 ..그는 이렇듯 만날때마다 더이상 무슨 말을 못하도록 적당한 선에서 이야기를 끊을 줄 알았다... 연주는 다시 눈을 들어 새삼 그의 얼굴을 쳐다본다... 그는 연주의 바로 앞에서 지난번과 같은 미소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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